[박김임 레츠고] 첫 번째 날: 일단 내 말이면 전부 믿는 할머니

안녕? 내 이름은 김삭
티스토리가 맛 가서 지금 안녕내이름은김삭만 세 번째 다시 타이핑 중
용서 못해
아무튼 엄마랑 할머니랑 베트남 여행을 왔어!
난 여행 가면 무조건 저녁에 블로그를 기록하는 착실 여성이니 잠을 좀 포기하더라도 반드시 기록해야겠지?
재밌게 봐줘!

02:50 기상
피곤해서 몰래 5분 더 잤어
일어나서 짐 싸는데 내 작은 캐리어 지퍼가 터져서 (다행이게도 지퍼는 두 개...^^) 어찌저찌 짐은 다 쌌다.
아시아나는 위탁수하물 무조건 1개라서 캐리어 안에 작은 캐리어 넣고 가야함,,, 돌아올 땐 백팩 안에 넣어서 와야하므로 여러모로 문제
하지만 미래의 내가 해결할 거야!

03:30 픽업
큰이모께서 차로 데려다주셔서 너무 편하게 출발했당,,, 솔직히 전날 근처에서 잘 곳을 마련할까했는데 너무 다행쓰
막내이모께서 할머니 옷이랑 수영복도 잔뜩 사주시고 용돈도 챙겨주셨는데, 큰이모도 100불 한 장을 통 크게 쾌척해주셔서 여행 시작부터 든든했어! 이모들이 아니라 언니들 같아,,,

04:40 인천공항 도착
일부러 얇게 여러 겹 껴입어서 춥진 않았다!
할머니 신나신 거 보여서 너무 귀여우셨음 ㅋㅋㅋ

할머니: 아니 뭔 의자에서 자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아
엄마: 원래 공항에 거지들이 많아
할머니: 아~
나: 아니에요... 그냥 자차 못 타고 와서 대중교통 타고 온 사람들이에요...

(할머니는 전부 다 믿으시는 편이다)

체크인 카운터 열리기 직전에 외국인 언니들이 나한테 탑승권 발급 어떻게 하냐고 여쭤보셔서 후다닥 도와드리긴 했는데, 나도 가야해서 자세히 못 알려드렸어,,, 그래도 잘 하셨으리라 믿는다!!
5시 10분에 체크인 카운터 열려서 그동안 따로 지류 탑승권 발급받고 할머니랑 엄마 인천 스마트패스 해드렸어
어플 깔아드려야하나 그냥 기다릴까 고민했는데, 인천공항 키오스크에서 가능하더라고!?
덕분에 빠르게 짐 검사까지 옴!
와중에 할머니 스마트패스 하실 때 너무 급하게 오셔서 문 안 열려가지고 당황하셨는데, 직원분이 능청스럽게 '아이고 너무 급해~' 해주셔서 덜 무안해하셨다. 원래 공항 직원분들은 다 딱딱하신 거 아닌가. 할머니께 친절하셔서 너무 감사했음 헤헤

다 괜찮았는데 셀프체크인이라 개 큰 분노 일었음,,, 나 스티커 잘 못 떼는데 어떻게 저쩧게 하긴 했는데... 이 자식들 직원을 더 뽑으라고 뭐가 더 편한 건데 왜 이거까지 우리가 다 해야하는데 우리 돈 냈다고 야!!!!!!!

줄 분산해서 섰는데 난 조금 걱정돼서 할머니랑 섰거든? 그러길 잘 한 거 같아 ㅋㅋㅋ 할머니께서 솔잎 달인 물을 요구르트 병 (뚜껑 달린 거)에 담아오셨는데, 그게 100ml가 살짝 넘어서 (엄마도 나도 이모도 그 작은 요구르트 병에 100ml나 들어갈 줄은 몰랐음) 결국 검색대에서 압수당하셨어 ㅋㅋㅋ

와중에 할머니 엄청 귀여우셨던 게 내가 걱정 말라고 해드려도 엄청 긴장하셨는지 직원분이 할머니 가방에서 뭐 꺼낼 때마다 그건 뭐라고 막 설명하심

(직원분은 열심히 짐 뒤지시는 중)
할머니: 그건 누룽지...! 그, 그건 내 약...!!
나: 걱정마셔요 가끔 엑스레이에 안 찍히는 거 있어서 그거 확인하려고 검문하는 것도 있어요.
할머니: 에이 걱정 안 해... 나는 시키는대로 잘 가져왔는데... 별다른 거 안 가져왔는데... (걱정 엄청 하시는 중)

할머니와 인천공항 직원분의 왓츠인마이백이 끝나고 나오니 엄마께서 뭐 그렇게 오래 걸리셨냐고 눈 휘둥그레 ㅎㅎ... 아무리 안내해드려도 할머니는 해외 자유여행이 너어무 오랜만이셔서 헷갈리실 법도 하지. 그래도 나머진 다 씩씩하게 잘 하셨어

06:30
면세점에서 담배 좀 사고 11게이트로 슝
맨날 저가항공만 타서 몰랐는데, 아시아나라 그런가 11게이트 코앞이더라... 금방 자리 잡고 나는 화장실로 화장하려 감! 뭔가 비행기에서 화장하는 거 불편할 거 같아가지고 후다닥 화장했당

07:05 탑승 시작
탑승 시작~ 줄이 길어서 우린 좀 앉아있다가 탑승했어. 어차피 앞쪽이기도 하고? 좌석 자동 배정이었는데 운 좋게도 앞쪽이었엉. 앞쪽에 앉는 거 처음이야... 맨날 거의 뒤에 앉았는디...

탑승 기다리며 찰칵
뒤에 서계신 베트남 아주머니께서 우릴 굉장히 따스하게 바라봐주셨다 헤헤

야무지게 헤드셋까지 착용

07:30 출발
사실 7시 반보단 조금 늦게 출발하긴 했는데, (늦게 온 사람 있었음) 그래도 다른 저가 항공 지연되는 거 겪다가 한 10분? 지연되는 거? 너무 선녀다. 출발 전 우린 모두 기절잠을 잤는데, 이륙할 땐 내가 할머니 손 꼬옥 잡았음. 헤헤 고등학생 때부터 할머니랑 여행 가고 싶었는데 드디어 꿈이 시작되었도다.

08:45 기내식
음식 냄새에 깨보니 기내식 배급이 코앞! 김치 소고기 밥이랑 데리야끼 치킨 중에 골라야 했는데 우리 셋 다 데리야끼 치킨으로! 너무 맛있었다. 배가 많이 고픈 것도 있긴 한데, 다 먹고 엄청 든든하기도 하고 진짜 맛도 다른 기내식들에 비해 괜찮았던 듯?! 물도 돈 내고 사야하는 항공 타다가 기내식에 와인에 커피에 홍차까지 챙겨주는 비행기 타니까 뭔가 기분이 요상,,, 어떻게든 비싼 거 먹겠다고 와인 마셨다가 생각보다 독해서 지금 알딸딸함 겪는 중,,,

할머니도 엄청 잘 드셨어!!

할머니께서 창문 밖 보시는 것도 귀여우심
할머니: 눈을 퍼다 나른 거 같애

식사 다 하시고 엄마랑 나는 홍차랑 커피 더 마시고 할머니는 도마도 주스 드셨어
나: 할머니 도마도는 도마도인데 방울토마토는 왜 방울토마토야
할머니: (대답 없어지심)

아 그리고 할머니 승무원분이 서빙해드릴 때마다 예쁘셔요~ 고우셔요~ 하셔서 승무원분 활짝 웃으심
근데 진짜 곱긴 고우셔... 아시아나 항공 수트 바지 너무 멋있어... 어떻게 저런 핏이 나오냐

MZ답게 버즈도 잘 끼시네요

아! 아시아나! 이코노미도 공간 넉넉하고 뒤로 쭉 기대도 아무도 안 불편하고 참 좋다. 전에 에티하드 탔을 땐 어느 좌석에서 등받이로 싸우는 거 보고 좀 슬펐음,,,

엄마랑 나는 좀 잘 거 같아서 할머니 심심하실까봐 아시아나 오즈 와이파이로 미운 우리 새끼 틀어드림ㅋㅋㅋ 엄청 좋아하신다. 처음엔 폰으로 보여드렸는데 화면 좀 작을 거 같아서 갤럭시탭으로 연결해서 보여드림. 할머니 대만족. 너무 몰입하셔서 웃으면서 보셔가지고 목소리 좀 낮춰달라고 해야했을 정도 ㅋㅋㅋ

비행 초반엔 아기가 좀 울었는데 부모께서 대처를 잘 하셔서 나머지 비행은 쾌적했다. 할머니 예능 보여드리고 나는 키보드 폰에 연결해서 미리 블로그 쓰는 중 ㅎㅎ 과제는 뭐 숙소에서 쉴 때 해도 되니까 지금은 할머니 예능이나 보여드리자고.

아! 그리고 좌석에 충전기 있는데 (USB 포트랑 그냥 충전기 꽂을 수 있는 곳 두 개 다 있음! 감동쓰) 충전 잘 되더라. 하... 내가 지금까지 탔던 비행기들은 충전기 꽂으면 충전 4시간 48분 남음 이러던데 ㅋㅋㅋㅋㅋ....

아시아나 오즈 와이파이 연결하면 이렇게 국제선 모니터처럼 음악이나 영화나 비행 정보나 기타등등 볼 수 있음!

유심칩도 슥삭 바꿔드림
저 이 정도면 수발러 인정이죠?

좀 자다가 일어나서 다시 화장하고 (선크림 다시 바름) 할머니 핀 꽂아드림
스포: 할머니 저녁까지 버티시다가 결국 오후에 불편하시다면서 돌려주심
ㅠㅠ 진작에 말씀하시지

아놔~ 과제 어제 했어야 했는데
일단 글은 다 읽었고 이제 쓰면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쓰면 안 될 거 같으니 일단 접어두자

하늘이 예쁘구려
한국은 비가 왕창 쏟아졌다는데
땅 보일 때 쯤 다시 두근두근

12:55 그랩 잡기
아학ㅋㅋ 오전 11시 반에 도착했는데 왜 12시 55분에 그랩을 잡았냐고?
입국심사 줄을 잘못 서서 일 진짜 못하는 아줌마 라인에 걸림 ㅋㅋ
양옆은 순식간에 줄 줄어들던데 우리만 한참...ㅋㅋ 이걸 옆 줄로 옮길 수도 없고
그냥 너무 우울띠했다
하지만 그깟걸로 우릴 막을 순 없지

13:15 하모니 사이공 호텔 앤 스파 도착
호치민에서 1박할 곳은 바로 여기!
시설 괜찮고 위치도 좋아서 고름

웰컴 드링크 지대 귀여웠다.

방은 이렇게! 와~ 킹 사이즈 침대 정말 크다
엄마는 간이 침대, 나랑 할머니는 큰 침대에서 자기로 함!
#간이침대신세를마침내벗어나다!

미니바 모두모두 공짜
와인이랑 곰돌이 인형은 돈 내야함

놀랍게도 완벽한 벽 뷰
아놔~ㅋㅋ

내려오는 길에 잠깐 1층 들러서 수영장이랑 헬스장 확인
작은 규모지만 있는 게 어디야

일단 배가 매우 고프기 때문에 숙소 바로 옆 '분포하노이' 집으로 갔따
55000동에 쌀국수 한 그릇
호치민 물가 생각하면 싸다

그리고 아주 맛있음!
호치민 좋은 점: 영어가 대부분 적당히 통한다
단점: 물 한 병 사야하는 가게가 많음

와중에 라임 궁금하시다고 귤처럼 까드신 할머니 ㅋㅋㅋ

할머니 잘 드셔서 다행이얌

그리고 그랩 타고 하탐 주얼리로 이동
할머니 환전 경험해보심
나는 다낭에서 해봤다

돈 만지는 거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있어서 돈은 엄마께 맡기고 나는 그랩과 길 담당 했음

그리고 바로 벤탄 시장 둘러봄!
크게 살 건 없더라
눈 뜨고 코 베려는 인간 많은 건 여전하고
처음 부르는 가격이 어이 없는 것도 여전하고
하여간 ㅋㅋ

옆에 조화 가게가 있어서 할머니 찍어드렸다
할모니 오늘 프사감 많이 얻어가시네~ㅋㅋㅋㅋ

할머니 걸어다니시는 건 잘하시는데 호치민의 신호등 개무시 문화를 두려워하심
그래도 우리 양 옆에 팔짱 끼고 잘 다니셨어 ㅋㅋㅋ

계속 정신 사납다곤 하시는데 그런 거 치곤 엄청 잘 걸으시는디요
그리고 심지어 가끔 우리 버리고 횡단보도 저 건너로 도망치심 ㅋㅋㅋ

여기는 호치민
횡단할 때 멈추면 오히려 위험하다
길건너 친구들 ON

할머니 더우실 거 같아서 콩 카페 가는데 가는 길에 프랑스 식민지 시대 양식의 시청이 있어서 구경함

두 분이 나란히 걸으시는 모습 보기 좋다

그리고 콩카페 도착
엄마랑 나는 코코넛 커피 마시고 할머니는 망고 스무디 드심

어디서 배우셨는지 모르겠는 MZ 하트 (내가 안 가르쳐드림)

와중에 또 프사감 하나 더 찍어드렸잖어 ㅋㅋ
아 참나 이 사진 실력 어쩌지

엄마: 너도 찍어줄까
나: 내 사진 찍고 싶었으면 내가 엄마랑 할머니랑 여행 왔겠나요

그렇지만 내일부턴 본격적으로 좀 찍어볼 예정!

콩 카페에서 근처 대성당이 있어서 구경하려는데, 막상 가보니 공사 중... 그냥 그랩 잡고 코코 케어 스파를 갔다.

지난 1월에도 엄마랑 아빠랑 왔는데, 부모님께서 대만족하셔서 (나는 발마사지 받았는데 진짜 별로였음!!!!) 다시 와따

코코 마사지를 꼭 받아보십쇼
90분 코스로...
진짜 좋음

시작 전 할머니께서 작년에 어깨 수술을 받으셔서 어깨는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림
그래서 마사지사께서 할머니 마사지를 전반적으로 약하게 하셨나봄 ㅠㅠ
할머니께서 중간에 말씀해주셨으면 어깨 제외하고 강하게 해달라고 말했을 텐데 할머니는 원래 그런 건 줄 아셨나보다...
앞으로는 꼭 먼저 말씀해달라고 신신당부함

참고로 나랑 엄마는 대만족
너무 좋아서 구글 리뷰까지 작성함
그 어떤 대가도 없이...

또 와야겠어
할머니께서 만족하실 수 있도록
다음 마사지는 꼭 제대로 전달해야지
어깨 제외하고 나머진 세게 해달라고

그리고 그랩 타고 향한 곳은 벱메인!
아놔 벤탄 시장 근처로 갔어야 했는디 그냥 코코 스파 근처로 잡음
그래도 맛있었다

공심채가 좀 짰음
세 명이 음식 세 개 시키고 2만원대 나온 듯
확실히 가격대는 있긴 했는데, 반쎄오랑 볶음밥이 지대 맛있어서 후회는 없다
고기 튀김도 궁금한데 배불러서 패스

하... 흥분해서 사진 흔들림...ㅋㅋ

엄마 특) 자꾸 더 시키자고 해놓고선 본인이 먼저 젓가락 놓으심
내가 이 여자를 23년 봤는데, 변함이 없다.

마참내 숙소 도착
도착하고 씻으니 오후 8시 반쯤?
할머니는 너무 어두운 거 싫다고 하셔서 화장실 불 켜놓고 자기로 함
난 이럴 줄 알고 안대를 가져왔지 ㅋㅋ

맥주 한 캔과 함께하는 기록 작성이라 아름답군요?
티스토리가 맛이 가서 좀 짜증나지만, 복기하는 맛이 있군요

내가 한 헛소리:
- 할머니는 내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신기하다고 하실 것이다
- 내 머릿기름을 연료 삼아 비행기가 뜬 거다
- 저 벨보이가 팁 받고 싶어서 우리한테 친절한 거였냐? 난 내가 예뻐서 그런 줄 알았다
- 오늘 내가 지나치게 예쁜가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나 쳐다본다


다음날은 어디로 갈까용!?
그건 다음날에 계속

또 놀러와!